JAZZ BAND in PAI POST
Korean Blues 2008/09/25 18:26 |매일 가는 커피숍 창 밖으로 보이는 곳이다. 바로 옆 건물인데, 뭐하는 곳인지 궁금해하면서도 가보지 않은 건 무슨 심리일까. 간혹 아저씨 2-3명이 어슬렁거리기도 하고, 늙어 보이는 개 몇 마리가 널부러져 자고 있다. 한 번은 안에서 기타 소리와 드럼 소리가 잠시 들리기도 했다.
토요일 오후. 이 아저씨들이 분주하다. 그제야 가본다. 'Pai Post'. 우체국인가? 아니다. 토요일마다 연주를 한다는 . JAZZ BAND. 어디 두었던 것인지, 술과 테이블을 꺼내 세팅을 하고 있다. 저녁 시간에 맞추어 다시 그 곳에 갔다. 싼 가격의 보드카와 진으로 만든 칵테일, 그리고 맥주. 한창 연주중. 스탠더드 보컬곡들이 주를 이루고 연주곡 몇.
보컬, 트럼펫, 베이스, 드럼, 기타, 그리고 들락날락하는 기타 하나 더. 단순한 코드 진행. 전혀 긴장감이 없다. 붙박이 기타리스트는 초보인 듯, 핑거링과 피킹이 많이 불안하다. 본인도 불안한 지, 곡이 끝날 때마다 머쓱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계속 애꿎은 앰프와 이펙터의 노브만 만지작거린다. 그리곤 들락날락하는 기타리스트에게 자꾸만 제스쳐를 보낸다. '헬프' 요청. 이 밴드의 음악적 긴장감(!)은 이 초보 기타리스트의 독차지였다. 다른 기타리스트 한 명은 기타를 꽤 오래 친 듯, 여유가 있다. 하지만 한 곡 연주하더니 다시 테이블로 돌아가 술을 마신다. 중간중간 다른 멤버들이 눈짓 등으로 초보 기타리스트를 안심시키며 호흡한다.
빠이의 이런 문화가 부러웠다. 빠이의 문화적 인프라는 대단하다. 이 작은 시골마을은 장기여행자들에게는 꽤 유명한 곳이지만, 빠이에 대단한 볼 거리는 없다. 별로 할 일도 없다. 하지만 이 마을의 작은 가게들은 가볍지 않다. 대부분 직접 가꾸고, 직접 손으로 만든 것들이다. 쉽게 찍고 쉽게 지울 수 있는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대기엔 미안한 곳이다. 기계로 막 찍어내는 공산품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다. 이 모든 것들이 '할 일 없는' 빠이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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